깊은 바다위로 걸어오는 사랑이 있었다
넘실대는 파도위로 발목없이 걸어오는 신발이 있었다
떠나야 할 곳 때문에 돌아와야 할 곳을 잃어버린 것처럼
사라져 버린 길을 따라 보이지 않게 돌아온
사랑이 있었다 우리는 너를 상처라고 불렀지
신발을 먼저 보낸 영혼은 이따끔씩 낯선 시간에
나를 깨우고는 그 이별의 문턱에 함께 눕자 했지
사랑은 흐르지 않는 소용돌이로 남아 있고
만지지도 못하는 그리움은 사방 파문이 되어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는
불치의 병명이 되었다
혼자 남은 신발이 되었다
김윤환 시인
1963년 안동 태생, 협성대 및 동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석사, 단국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후 시집 「그릇에 대한 기억」, 「까띠뿌난에서 만난 예수 」, 「이름의 풍장」, 「적멸시인의 숟가락」 등을 상재하였고, 논저로 「박목월시에 나타난 모성하나님」, 「한국현대시의 종교적상상력 연구」, 서번트 리더십 교재 「희망으로 리드하라」 등을 발간했다. 협성대와 단국대 외래교수를 거쳐 지금은 시흥은강교회 담임목사로 재직하며 시쓰기와 아동복지사역을 함께 하고 있다.
출처: 김윤환 사화집 ⌈적멸 詩人의 숟가락⌋(열린출판사, 2016). 누리진
신발로 돌아온 사랑
신발로 돌아온 사랑 김윤환 깊은 바다위로 걸어오는 사랑이 있었다 넘실대는 파도위로 발목없이 걸어오는 신발이 있었다 떠나야 할 곳 때문에 돌아와야 할 곳을 잃어버린 것처럼 사라져 버린 길을 따라 보이지 않게 돌아온 사랑이 있었다 우리는 너를 상처라고 불렀지 신발을 먼저 보낸 영혼은 이따끔씩 낯선 시간에 나를 깨우고는 그 이별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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