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은 내 몫이 아니다 | 고희림
2019.10.29
무간지옥을 벗어날 길이 없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햇빛을! 제 몸에 불을 놓아 여공들의 엄마가 되었던, 노동이라는 이름의 갓난아기를 낳았던 전태일의 소지를 다시금 읽은들 내 몸에 불을 놓은들 국가와 자본, 동패도 달라지지 않는다 귀 기울이지 않는 사람들이 즐비한 술집마다 들어차 있다 분노한 자들처럼 술 퍼마시고 돈을 쓴다 다이어트 콜라를 마시며 자위의 트림을 해댄다 제 눈을 찔러 제 앞이 희뿌연 시장의 저녁들 힘을 모은다는 건 과학의 정언이지 마술 같은 기회가 아닐진데 더욱더 나누고 차이를 인정하고 상상하고 정주하지 않겠다며 정주하는 주막 그것마저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떼지어 사교에 젖는다 피범벅 죽음을 옆에 두고도 습관과 일상이 계속되고 있다 시위와 욕망의 밤낮을 가진 두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