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별곡 | 권옥희
2019.11.01
-여민 이기형 대표님을 보내고 맞는 첫 생신(11월 11일) 날에 눈보라 치는 역사의 엄동을 지나 구호의 비바람 지나 야위어진 통일봇짐 어깨에 메고 홀로 무거웠을 당신의 발걸음 언제나 재촉 하셨네. 아흔의 나이에도 지나칠 수 없었던 그저 풀뿌리로만 지은 바정연 오두막집 구순에 찾아 든 누옥, 그 초라한 뜰 안 고향 함주의 단풍잎 붉은 그리움으로 환희 채워 두고 온 성천강 젖줄 같은 막걸리 한 사발로 목을 축이고 통일 염원으로 달아오른 프라이팬 위에서 익어가는 김치전 한 장으로 통일 허기 달래던 누옥의 삶 미수(米壽)를 훨씬 지나고도 통일을 미수로 남겨둔 채 백수를 세 해를 앞둔 이승의 마지막 날 누옥의 식구들은 한 놈도 보이지 않던 그 아득한 기다림 그 쓸쓸한 어둠을 어찌 용서하리오. 오늘은 당신이 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