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 | 송경동
2019.11.01
문득, 주름이라는 말에 대해 생각해본다 마흔 넘다보니 나도 참 많은 주름이 졌다 아직 마르지 않은 눈물이 고여 있는 골도 있다 왜 그랬을까? 채 풀리지 않는 의문이 첩첩한 고랑도 있다 여름 볕처럼 쨍쨍한 삶을 살아보고 싶었지만 생은 수많은 슬픔과 아픔들이 접히는 주름산과 같은 것이기도 했다 주름의 수만큼 나는 패배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두려움도 많았고 주름이 늘어버린 만큼 알아서 접은 그리움도 많았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런 주름들이 내 삶의 나이테였다 하나하나의 굴곡이 때론 나를 키우는 굳건한 성장통, 더 넓게 나를 밀어가는 물결무늬들이었다 주름이 참 곱다라는 말뜻을 조금은 알 듯도 하다 산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수많은 아픔의 고랑과 슬픔의 이랑들을 모아 어떤 사랑과 지혜의 밭을 일구는 것일 거라고 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