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마음이 사무치면 꽃이 피는지 | 고산돌
2021.05.30
단돈 오천 원에 불효를 변명해 줄 꽃을 고르고 노랗게 핀 금계국 사이에서 우뚝한 영혼을 위로하는 돌을 지나 당堂에 오릅니다. 경건하게 코로나바이러스 소독제로 손을 씻고 큐얼 코드로 저 온 생색을 내며 당신께 향합니다. 집집마다 꽃이 피었습니다. 당신 이웃 김 아무개와 이 아무개 자식들 기복起福을 할 때 염치도 없는 놈은 합장을 따라 해봅니다. “어찌합니까, 뜻하지 않았던 삶을 살다 보니 이리되었습니다. 노심초사 자식 앓이 한 당신께 위로가 되지 못했지만 기억記憶은 제 몫으로 주시고 이제 평온平穩을 찾아 자유롭게 날아가시기를...” 잠시나마 꽃이 되어봅니다. 이웃집 자식들과 마주친 눈빛은 흔들리고 뻘쭘한 손 어쩌지 못하다가 물러납니다. 저마다 생색에 바쁜 문을 지나 당堂을 나선 걸음은 영혼을 위로하는 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