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와 직유 | 장진기
2019.10.29
시인이 구속되었다 드디어 시인이 사람대접 받았다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죄가 되었다 그른 것이 그르다고 말하여도 죄가 되지 않는 시인의 함성은 얼마나 초라하였던가? 시인은 소리쳐도 시끄럽지 못했고 시인의 목소리가 작아야 크게 들렸던 시절이 있었다 고개를 숙여 바라보고 귀를 돌려 듣는 것이 미덕이었다 시인은 아름다운 것을 덮어야만 아름다워지는 은유의 그늘에서 살아왔다 그는 직유 희망버스를 탔다 우리는 은유로 뒤를 따랐다 그는 끌려가고 그의 입을 막고 그가 한 일에 대해 조서를 꾸밀 때 김진숙이 크레인에서 하강하여 강림하였다 우리는 노동자의 해방을 환영하면서도 나약하고 여린 시인이 감금되는 것을 아파한다 시인의 몸이 묶인다는 것은 부패 권력의 은유다 우리는 직유로 통쾌하다 우리가 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