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굽혀 지어온 들녘
주름살처럼 물결치는
한평생 애타는 그리움이여
등때기 따가운 오뉴월 햇살
삐쭉 솟은 피를 뽑으면서도
큰 물져 쓰러진 벼
하나하나 일으켜 묶으면서도
누렇게 익어 소리치며 흔들리는
가을 논 생각하면
없던 힘도 불끈 솟아
힘들 줄도 몰랐건만
볍씨 담그는 오늘
늙은이와 빚만 남은
원봉리에
비 내려, 구죽죽이 비내려
서울로 떠난 자식 구구한 원망소리만
비에 젖어 돌아오는데
어떡할거나
두엄 져 나르던 꼬불탕 논두렁 길
빗 속에 삼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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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학 시인
1956년 경기도 안성 출생. 1984년 『삶의 문학』 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85년 『민중교육』지로 해직. 2002년 시집 『당신의 물가에서』(우수 문학 도서로 선정)를 발표하고 2014년 대전작가회의 회장을 역임했다.
출처: 황재학 시집 『당신의 물가에서』 문경출판사. 누리진
원봉리
원봉리 황재학 허리 굽혀 지어온 들녘 주름살처럼 물결치는 한평생 애타는 그리움이여 등때기 따가운 오뉴월 햇살 삐쭉 솟은 피를 뽑으면서도 큰 물져 쓰러진 벼 하나하나 일으켜 묶으면서도 누렇게 익어 소리치며 흔들리는 가을 논 생각하면 없던 힘도 불끈 솟아 힘들 줄도 몰랐건만 볍씨 담그는 오늘 늙은이와 빚만 남은 원봉리에 비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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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물가에서
황재학의 시집. 총 4장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57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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