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발로 떠돈 이승
가난이 피꽃처럼 붉었다
왼손으로 받아쓴 꽃 이야기
사랑이 죄인 줄은 나도 모르겠고
그대 있어 나 사내인 줄은 알겠다
키 작으니 모자는 씌우지 마라
줄 세운 바지는 입어본 적 없고
바람의 현주소에 눈물 몇 점
걸어두었다
꽃은 제 몸을 딛고 일어서는 것
해거름에 잎새 하나 꺼내들고
본다, 맨발로 걸어온 들녘
나는 없다 해도 내가 자꾸 피어난다
꽃이 끝없이 걸어다니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곳이
내 땅 같지 않아서 묻는다
나는 어디에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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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시목 시인
윤시목尹柴木 시인은 1993년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을 했고, ‘호서문학’과 ‘푼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시집으로는 『니체의 뒷간』(웹시집) 두 번째 시집 『너무너무와 메주』가 있다. '제19회 호서문학상'을 수상했다.
출처: 윤시목 시집 『너무너무와 메주』(지혜, 2015). 누리진
패랭이꽃
패랭이꽃 *윤시목 까치발로 떠돈 이승 가난이 피꽃처럼 붉었다 왼손으로 받아쓴 꽃 이야기 사랑이 죄인 줄은 나도 모르겠고 그대 있어 나 사내인 줄은 알겠다 키 작으니 모자는 씌우지 마라 줄 세운 바지는 입어본 적 없고 바람의 현주소에 눈물 몇 점 걸어두었다 꽃은 제 몸을 딛고 일어서는 것 해거름에 잎새 하나 꺼내들고 본다, 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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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와 메주
윤시목 시집 『너무너무와 메주』. 야수파적이고 탐미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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