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보고 오면
몸이 낫는다는 여자가 있다
국물이 파랗게 우러난 미역국을 먹고 나면
몸이 낫는다는 여자가 있다
마디 굵은 손이
짓무르도록
짓무르도록
삶아낸 메기의 흰 살을 추리는
여자가 있다 한나절이나 말없이 앉아
두근거림 많은 물낯을 닦아 내는
여자가 있다
도무지 애가 서지 않아
애 낳았다는 집을 찾아다니며
생미역을 얻어 왔던 여자가 있다
제 뱃속으론 애 한번 슬지 못한
여자가 있다
출렁출렁 딱실못 커다란 눈이 울 때
물거울은 들여다보지 않고
늘어진 버들가지가 쓸어내는
찬바람만 보고 오는 여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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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정 시인
경남 김해 출생. 1994년 월간 《시문학》등단. 시집 《타오르는 생》, 《물속 마을》, 《상처가 스민다는 것》, 《그 사이에 대해 생각할 때》 등을 발표 했다. 현재 경주에서 시쓰기에 전념하고 있다.
출처: 웹진<시인광장> 2014, 9월호. 누리진
딱실못-메기매운탕 끓이는 여자
딱실못-메기매운탕 끓이는 여자 강미정 물을 보고 오면 몸이 낫는다는 여자가 있다 국물이 파랗게 우러난 미역국을 먹고 나면 몸이 낫는다는 여자가 있다 마디 굵은 손이 짓무르도록 짓무르도록 삶아낸 메기의 흰 살을 추리는 여자가 있다 한나절이나 말없이 앉아 두근거림 많은 물낯을 닦아 내는 여자가 있다 도무지 애가 서지 않아 애 낳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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