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간지옥을 벗어날 길이 없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햇빛을! 제 몸에 불을 놓아 여공들의 엄마가 되었던, 노동이라는 이름의 갓난아기를 낳았던 전태일의 소지를 다시금 읽은들
내 몸에 불을 놓은들
국가와 자본, 동패도 달라지지 않는다
귀 기울이지 않는 사람들이 즐비한 술집마다 들어차 있다
분노한 자들처럼 술 퍼마시고 돈을 쓴다
다이어트 콜라를 마시며 자위의 트림을 해댄다
제 눈을 찔러 제 앞이 희뿌연 시장의 저녁들
힘을 모은다는 건 과학의 정언이지 마술 같은 기회가 아닐진데
더욱더 나누고 차이를 인정하고 상상하고 정주하지 않겠다며 정주하는 주막
그것마저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떼지어 사교에 젖는다
피범벅 죽음을 옆에 두고도 습관과 일상이 계속되고 있다
시위와 욕망의 밤낮을 가진 두 얼굴,
오늘도 해방 세상을 향한 노동의 첫 마음이 진군하려는지
총파업의 쇠북 소리 이명처럼 울려 퍼진다
고희림 시인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자라고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1999년 『작가세계』로 등단 했으며 시집으로 『평화의 속도』, 『인간의 문제』, 『대가리』가 있다. 현재 대구경북작가회의, 시월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출처: 고희림 시집 『대가리』 삶창, 2016. 누리진, 사진: 김이하 시인
아름다움은 내 몫이 아니다
아름다움은 내 몫이 아니다 고희림 무간지옥을 벗어날 길이 없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햇빛을! 제 몸에 불을 놓아 여공들의 엄마가 되었던, 노동이라는 이름의 갓난아기를 낳았던 전태일의 소지를 다시금 읽은들 내 몸에 불을 놓은들 국가와 자본, 동패도 달라지지 않는다 귀 기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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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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