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서 누군가 울고 있다
돌아가고 싶다고
오래 나를 흔들고 있다
한밤중인데 문밖에선 비 떨어지는 소리
아직도 그곳에서는 봄이면 사람들이 밭을 갈고
논물에 비쳐드는 노을의 한때를
흥건하게 웃고 있는가
아버지와 어머니와 형제들과
돌아갈 저녁 불빛이 있는가
종소리
시간의 먼 집으로 돌아가는
종소리
낡은 시영아파트 곁마당엔 노란 산수유가 피고
울던 아이들은 젖을 물고 잠이 드는가
아직도 그곳에서는 사람들이
뜨거운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르고
누군가
아픈 몸으로 시를 쓰고 있는가
빗소리에 꿈 밖 어둑한 머리맡이 젖고
슬픈 눈빛 하나가
나를 보고 있다
박영근 시인
1958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남. 1981년 『반시反詩』 6집에 「수유리에서」 등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 시작. 1984년 첫 시집 『취업 공고판 앞에서』 출간. 산문집 『공장 옥상에 올라』 출간. 1987년 두 번째 시집 『대열』 출간. 1993년 세 번째 시집 『김미순전』 출간. 1994년 제12회 신동엽창작기금을 받음. 1997년 네 번째 시집 『지금도 그 별은 눈뜨는가』 출간. 2002년 다섯 번째 시집 『저 꽃이 불편하다』 출간. 2003년 제5회 백석문학상을 받음. 2004년 시평집 『오늘, 나는 시의 숲길을 걷는다』 출간. 2006년 결핵성 뇌수막염으로 타계. 2007년 유고시집 『별자리에 누워 흘러가다』 출간.
민중문화운동협의회, 민중문화운동연합, 노동자문화예술운동연합 등에서 활동했으며, 『예감』 『내일을 여는 작가』 『시평詩評』 등 잡지의 편집위원과 민족문학작가회의 인천지회 부회장, 인천민예총 부회장,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등을 지냄.
출처: 박영근전집 간행위원회 엮음『박영근 전집1』실천문학사, 2016. 누리진
슬픈 눈빛
슬픈 눈빛 박영근 내 안에서 누군가 울고 있다 돌아가고 싶다고 오래 나를 흔들고 있다 한밤중인데 문밖에선 비 떨어지는 소리 아직도 그곳에서는 봄이면 사람들이 밭을 갈고 논물에 비쳐드는 노을의 한때를 흥건하게 웃고 있는가 아버지와 어머니와 형제들과 돌아갈 저녁 불빛이 있는가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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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근 전집. 1: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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