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주름이라는 말에 대해 생각해본다
마흔 넘다보니 나도 참 많은 주름이 졌다
아직 마르지 않은 눈물이 고여 있는
골도 있다 왜 그랬을까?
채 풀리지 않는 의문이 첩첩한 고랑도 있다
여름 볕처럼 쨍쨍한 삶을 살아보고 싶었지만
생은 수많은 슬픔과 아픔들이 접히는
주름산과 같은 것이기도 했다 주름의 수만큼
나는 패배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두려움도 많았고
주름이 늘어버린 만큼 알아서 접은 그리움도 많았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런 주름들이
내 삶의 나이테였다 하나하나의 굴곡이
때론 나를 키우는 굳건한 성장통, 더 넓게
나를 밀어가는 물결무늬들이었다 주름이
참 곱다라는 말뜻을 조금은 알 듯도 하다
산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수많은 아픔의 고랑과 슬픔의 이랑들을 모아
어떤 사랑과 지혜의 밭을 일구는 것일 거라고
혼자 생각해보는 것이다
송경동 시인
1967년 전남 벌교에서 태어났다. 2001년 『실천문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시집으로 『꿀잠』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산문집 『꿈꾸는 자 잡혀간다』와 다수의 공저가 있다.
출처: 송경동 시집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창비시선310, 2009. 누리진
주름
주름 송경동 문득, 주름이라는 말에 대해 생각해본다 마흔 넘다보니 나도 참 많은 주름이 졌다 아직 마르지 않은 눈물이 고여 있는 골도 있다 왜 그랬을까? 채 풀리지 않는 의문이 첩첩한 고랑도 있다 여름 볕처럼 쨍쨍한 삶을 살아보고 싶었지만 생은 수많은 슬픔과 아픔들이 접히는 주름산과 같은 것이기도 했다 주름의 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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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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