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민 이기형 대표님을 보내고 맞는 첫 생신(11월 11일) 날에
눈보라 치는 역사의 엄동을 지나
구호의 비바람 지나
야위어진 통일봇짐 어깨에 메고
홀로 무거웠을 당신의 발걸음
언제나 재촉 하셨네.
아흔의 나이에도 지나칠 수 없었던
그저 풀뿌리로만 지은 바정연 오두막집
구순에 찾아 든 누옥, 그 초라한 뜰 안
고향 함주의 단풍잎
붉은 그리움으로 환희 채워
두고 온 성천강 젖줄 같은
막걸리 한 사발로 목을 축이고
통일 염원으로 달아오른 프라이팬 위에서 익어가는
김치전 한 장으로
통일 허기 달래던 누옥의 삶
미수(米壽)를 훨씬 지나고도 통일을 미수로 남겨둔 채
백수를 세 해를 앞둔 이승의 마지막 날
누옥의 식구들은 한 놈도 보이지 않던
그 아득한 기다림
그 쓸쓸한 어둠을 어찌 용서하리오.
오늘은 당신이 몹시도 그리운 빼빼로데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당신이 걸어온 길과
목타는 통일 염원으로 야위어만 가던 당신의 육신이
빼빼로가 되어 아릿하게 남은 가슴에 영원히 기억되는 날,
당신을 보낸 한 해가 텅 비어 돌아와 적막에 눈물 글썽이는데
백발 뒤에 숨은 쩌렁한 목소리를 천둥 삼아
선생님은 어느 하늘에서 지금도 통일을 외치고 계십니까
권옥희 시인
경북 안동 출생. 1994년 『문예한국』 신인상으로 등단. 2009, 2010. 2011 코엑스 서울인형전시회 "지구에게 바치는 착한 동화" 전시 총감독. 1999년 바른정치실현연대 초대간사. 현재 바른정치실현연대초록가게 대표.
출처: 이기형 시인 3주기 추모 시 낭송회, 누리진
통일별곡
통일별곡 -여민 이기형 대표님을 보내고 맞는 첫 생신(11월 11일) 날에 권옥희 눈보라 치는 역사의 엄동을 지나 구호의 비바람 지나 야위어진 통일봇짐 어깨에 메고 홀로 무거웠을 당신의 발걸음 언제나 재촉 하셨네. 아흔의 나이에도 지나칠 수 없었던 그저 풀뿌리로만 지은 바정연 오두막집 구순에 찾아 든 누옥, 그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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