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줄 | 이석현
2019.10.29
제철공장 대형식당 점심시간 줄 서서 밥 기다린다 배식이 늦어 지고 허기가 늘어 질수록 줄은 점점 더 길어 지고 맛은 더 살아나는 밥 줄 중요한 시합을 기다리는 운동선수처럼 밥 기다리며 한 줄로 도열해 있는 거룩한 행렬 하긴, 이처럼 거룩하고 중요한 운동이 어디 있을까 원탁에 둘러앉아 운동을 한다 숟가락 젓가락 집어 들고 팔 운동 입 운동을 승부도 없는 경기가 끝날 때 다음 선수를 위해 비워주는 의자 기다림에 지친 의자도 따스하게 허기진 배를 채운다 더보기 이석현 시인 충북 충주 출생. 국립 충주대학교 화공학과를 졸업했다. 포스코에 근무하며 2002년 『작가정신』 신인상으로 문단에 나와 포항문학 회원, 한국작가회의 경북지회 회원 『시산맥』, 『시하늘』 회원 등으로 활발히 활동했다. 현재 포스코 인재창조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