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오일장 후미진 자리
질펀하게 늘어놓은 잡다한 물건 중에서
만 원 주고 산 풍경風磬
집 뒤 처마에 매달아 두었더니
바람 따라
이 생각 저 생각으로 흔들리던 것이
날 차가울수록
은은하고 맑은 화음을 빚고 있다
나도
몸 안에 공이 하나 매달아 두어
부단히 치다 보면
저리 온전한 소리 낼 수 있을까
이윽고, 동짓달 새벽
함박눈보다 달콤 조용한 소리로 깨어
눈꽃을 헤는 풍경風磬이고 싶다
더보기
김황흠 시인
전남 장흥에서 태어났다. 2008년 『작가』 신인상으로 문단에 나왔다. 2015년 시집 『숫눈』을 발표하고 전남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출처: 김황흠 시집『숫눈』(문학들, 2015). 누리진
풍경
풍경 김황흠 썰렁한 오일장 후미진 자리 질펀하게 늘어놓은 잡다한 물건 중에서 만 원 주고 산 풍경風磬 집 뒤 처마에 매달아 두었더니 바람 따라 이 생각 저 생각으로 흔들리던 것이 날 차가울수록 은은하고 맑은 화음을 빚고 있다 나도 몸 안에 공이 하나 매달아 두어 부단히 치다 보면 저리 온전…
www.nurizine.com
숫눈
『숫눈』은 김황흠 시인의 시집이다. 시인의 시집에는 불...
www.kyobob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