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를 낸 곳에 시외버스를 타고 이리저리 돌아
면접 보러 가는 길
내 이마를 툭 치는, 그것
내게 한마디 하려고 그 멀고도 험한 길을
달려왔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
나는 비로소 그것이
들판 그득하게 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
나뭇가지에 파릇파릇 살아 있는 것도
새들과 함께 날아오르는 것도
도랑물을 타고 흘러가는 것도 보았다
그것, 꽉 쥐고 있자니
어느새 내 손바닥은 눈물로 흥건하다
맹문재 시인
1963년 충북 단양에서 태어나 고려대 국문과와 같은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1991년 『문학정신』 신인문학상에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먼 길을 움직인다』 『물고기에게 배우다』 『책이 무거운 이유』 등이 있다. 현재 안양대 국문과 교수로 있다.
출처: 맹문재 시집 『책이 무거운 이유』 창비시선252, 2005. 누리진
운(運)
운(運) 맹문재 이력서를 낸 곳에 시외버스를 타고 이리저리 돌아 면접 보러 가는 길 내 이마를 툭 치는, 그것 내게 한마디 하려고 그 멀고도 험한 길을 달려왔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 나는 비로소 그것이 들판 그득하게 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 나뭇가지에 파릇파릇 살아 있는 것도 새들과 함께 날아오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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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무거운 이유
소박하고 간명한 언어로 소외된 삶을 따뜻하게 감싸는 동시에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 맞서 긴장을 늦추지 않는 시세계를 펼쳐온 맹문재의 세번째 시집이다. 오늘날 사람살이의 구체적인 면면을 지극히 일상적인 어법으로 그려내는 맹문재의 시는 화려한 비유와 난해한 문법을 구사하는 최근 시 경향에 비추어 곤혹스럽기까지 한 단순성과 진지함을 내장하고 있다. 이러한 진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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