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자려고 이불 펴는데
술자리로 나오라는 전화 거절하면
밤새도록 술 퍼먹는 꿈을 꾼다
새벽 세 시쯤 술 취해 횡설수설하는
친구 전화 무시해버리면
밤을 꼬박 새버리기 일쑤다
술에 취하면 그리움이 커지고
그리움이 한 잔 더해지면
그리운 이의 목소리가
술안주가 되는 거겠지
주섬주섬 차려입고 나가는
등 뒤에 대고
아내가 중얼거린다
거절당하는 것보다
거절 못하는 지금이 그래도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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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근 시인
1962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1985년 『시인』 3집에 「모래알들이여」 외 4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다음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거기 서 있는 사람 누구요』, 『사람이나 꽃이나』가 있다. 시집 '사람이나 꽃이나'는 2015년 (사)청선문화예술원의 '올해의 선정도서'로 선정 되었다.
출처 : 채상근 시집 『사람이나 꽃이나』푸른사상, 2015. 누리진
거절 못함에 대하여
거절 못함에 대하여 채상근 늦은 밤 자려고 이불 펴는데 술자리로 나오라는 전화 거절하면 밤새도록 술 퍼먹는 꿈을 꾼다 새벽 세 시쯤 술 취해 횡설수설하는 친구 전화 무시해버리면 밤을 꼬박 새버리기 일쑤다 술에 취하면 그리움이 커지고 그리움이 한 잔 더해지면 그리운 이의 목소리가 술안주가 되는 거겠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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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나 꽃이나
「푸른사상 시선」 제59권 『사람이나 꽃이나』. 시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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