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벌에서 풍찬노숙하던 조선청년 이우석
서로군정서에서 동로군정서까지 병서를 다 옮기고
블라디보스톡에서 사들인 신식총
백두산 화룡혼 청산리 가져왔지
삼일밤낮을 싸워 청사를 빛냈건만
마침내 부대원들 뿔뿔이 흩어져
노스케 한인부대 찾아갔지만
볼세비즘에 물든 사람들과 다투다
시베리아에서 강제노동했지 시베리아에서 강제노동했지
눈보라 몰아치고 달님도 잠든 날 밤
시베리아 탈출한 그 사내 다시 만주벌을 누비는데
조국은 해방됐지 그러나
상처뿐인 몸꿍이로 엿장수가 되었지
의혈남아 기개와 순정뿐인 그 사내
보상심사에서 빠지더니 18년 꼭 18년만에
오만천원씩 연금받았지
난곡철거민촌 단칸 셋방에서
부인은 파출부로 여든일곱 그 사내
막노동판에서 노익장 자랑한다지
공장에서 첫월급 12만원 받아온 외아들
만주벌에서 풍찬노숙하던 조선청년의 기쁨이지
만주벌에서 풍찬노숙하던 조선청년의 마지막 희망이지
민병일 시인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팝송 '딜라일라'를 잘 부르던 그는 열 일곱에 노래 3곡을 작곡한 낭만주의자이다. 시인으로 등단하였으며, 출판사에서 편집주간으로 활동하였다. 예술에 대한 동경과 역마에 이끌려 독일로 늦은 유학을 떠났다. 독일 로텐부르크 괴테 인스티투트를 수료한 뒤, 독일 함부르크 국립조형예술대학 Visuelle Kommunikation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같은 학과에서 학위를 받았으며, 헤겔과 발터 벤야민을 즐겨 읽던 안드레 한스 교수와 사진미학자인 여성 인텔리겐치아 그로스만 질케 교수를 사사 했다.
유학시절 해인사의 '고려대장경'을 학술적으로 집필하고 새로운 시각의 예술사진에 담아, 독일 및 국제적으로 상을 받은 함부르크 Material 출판사의 책 시리즈 "Zum Buch"에서 여러 번 인용되며 「Tripitaka- Koreana」로 출간 되었다. 이 책은 마인츠시의 구텐베르크 무제움에서도 전시가 있었다. 또한 경주의 능(陵)을 독특한 시각으로 사진에 담은 사진집 『신라의 왕릉』(Die Konigsgraber von Shilla)을 함부르크 국립조형예술대학 출판부에서 출간한 바 있다
독일에서 "유럽의 독자들에게 이전과 다른 새로운 시각을 선사했으며, 민병일 씨는 두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데, 훌륭한 기획력과 좋은 주제 선택으로 나타나는 내용적, 개념적 재능과 섬세한 사진들로 감흥 되는 예술적인 재능이 있다"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 조직위 '한국의 아름다운 책100' 선정위원장으로 일했으며, 2006~2007 문화관광부 경주시 경주역사문화도시 프로젝트에서, '모든 사람이 알아야 할 역사와 예술의 땅 「천년고도 경주」'를 기획하고, 440여 쪽에 이르는 이 책의 디자인 총괄 아트디렉터를 지냈다.
소설가 박완서 선생과 함께 티베트, 네팔을 여행하고 출간한 기행산문집 「모독」의 사진을 찍었다. 동덕여자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및 대학원 겸임교수, 홍익대학교 조형대학, 교양학부, 광고홍보대학원 겸임교수를 거쳐 학생들에게 문화, 예술, 미술, 디자인을 강의하고 있다. 열림원의 문학을 총괄하는 대표.편집인으로 책예술을 문화와 접목시키고 있다.
출처: 민병일 시집 『우리 시대의 자화상』(풀빛시선32, 1990). 누리진 / 작곡.노래: 이지상
살아남은 자의 슬픔
살아남은 자의 슬픔 민병일 만주벌에서 풍찬노숙하던 조선청년 이우석 서로군정서에서 동로군정서까지 병서를 다 옮기고 블라디보스톡에서 사들인 신식총 백두산 화룡혼 청산리 가져왔지 삼일밤낮을 싸워 청사를 빛냈건만 마침내 부대원들 뿔뿔이 흩어져 노스케 한인부대 찾아갔지만 볼세비즘에 물든 사람들과 다투다 시베리아에서 강제노동…
www.nurizine.com
우리시대의 자화상
어둠 속에서 민족의식을 깨우친 이 시인의 삶에 있어 가장 빛나는 벗이 되었던 시편들 1. 섬진강에서 설악산에서 / 춘향이에게 / 당신이 못다 부른 슬픈 노래를 / 국립소록병원 / 한하운 / 소록 우체국 / 김영란 씨 / 석구 형의 이사 / 손가락 걸어 잡은 오늘은 / 부끄러움의 시 1 / 부끄러움의 시 2 / 부끄러움의 시 3 / 부끄러움의 시 4 / 귀향길 2. 1989년 8월 2 일 서울, 부지개가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은 백주대로 노상강도 / 아이야
www.pulb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