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어간다는 것 | 박광배
2019.11.02
“아빠, 시드는 게 죽는 거야?” 여섯 살배기 아들 녀석이 그런다. 그래서 짐짓 “아녀, 새로 생겨나려고 준비허는 거여.” 그러고 말았지만 아들아 다시 쳐 밀고 오는 물결을 보렴. 매운바람을 견뎌온 나무들이 온몸으로 터트리는 새싹들을 보렴. 해는 늘 불타고 있었고 돌아가는 것은 땅덩이였다. 아비는 시들면서 피어나는 한몸인 걸 지는 해나 뜨는 해나 그냥 해일뿐. 더보기 박광배 시인 1959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났다. 1984년 실천문학사 시선집 「시여 무기여」에 '용평 리조트'외 1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삶으로 시를 쓰다 29년 만에 시집 「나는 둥그런게 좋다」를 출간 했다. 출처: 박광배 시집 «나는 둥그런 게 좋다»(2013), 누리진 시들어간다는 것 시들어간다는 것 박광배 “아빠, 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