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꽃-소녀상의 눈물 | 유순예
2019.10.28
막 피기 시작한 꽃, 꽃들이 있었네 그 꽃들을 갈기갈기 물어뜯은 개, 개들이 있었네 전쟁이 낳은 상흔이라고 먼 나라의 먼 이야기라고 엔화 몇 푼에 묻어버리자고? 군홧발에 차이다 하늘이 된 꽃, 도망치거나 저항하다가 끓는 물에 내던져진 꽃, ……, 죽어서도 아물지 않을 상처들이 덧나서 진물을 흘리고 있는 꽃, 꽃들이 피눈물을 흐리고 있는데 노망들어 똥오줌 못 가리는 개, 개들은 짖어대고 피지도 못 하고 짓밟힌 꽃, 꽃들은 아둥바둥 피 묻은 꽃대를 밀어 올리고 있네 시작노트 : 일본군에 의한 ‘강제 성 노예 피해자 소녀’들의 ‘상처’와 ‘피눈물’을 이깟 시 몇 행으로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갑골문자, 쐐기문자, 일본어, 중국어, 영어, 한국어…지구상에 있는 그 어떤 언어로도 일본군에 의한 강제 노역 피해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