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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일
길일
"길일"을 물어 왔을 때 아비의 피곤은 잠들고 있었다 TV 속 "손 없는 날"을 찾은 남의 자식 이야기를 보다. 좋은 날 아이를 보고팠을 내 자식의 소박한 마음 찡하게 차 올라, 창가를 서성이다 깨닫는 송구영신, 완전한 신의 수. 새끼를 품고 뿌리를 찾아 나선 북향 그곳에서, 가슴을 맞대 서로의 진동을 느끼며 다시 하나로 안식을 찾은 날 그토록 염원했던 아름다운 날 하늘이 열린, 그날. #길일 #고산돌 그림 출처: 네이버 블로그 '동화나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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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일
길일
"길일"을 물어 왔을 때 아비의 피곤은 잠들고 있었다 TV 속 "손 없는 날"을 찾은 남의 자식 이야기를 보다. 좋은 날 아이를 보고팠을 내 자식의 소박한 마음 찡하게 차 올라, 창가를 서성이다 깨닫는 송구영신, 완전한 신의 수. 새끼를 품고 뿌리를 찾아 나선 북향 그곳에서, 가슴을 맞대 서로의 진동을 느끼며 다시 하나로 안식을 찾은 날 그토록 염원했던 아름다운 날 하늘이 열린, 그날. #길일 #고산돌 그림 출처: 네이버 블로그 '동화나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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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일
길일
"길일"을 물어 왔을 때 아비의 피곤은 잠들고 있었다 TV 속 "손 없는 날"을 찾은 남의 자식 이야기를 보다. 좋은 날 아이를 보고팠을 내 자식의 소박한 마음 찡하게 차 올라, 창가를 서성이다 깨닫는 송구영신, 완전한 신의 수. 새끼를 품고 뿌리를 찾아 나선 북향 그곳에서, 가슴을 맞대 서로의 진동을 느끼며 다시 하나로 안식을 찾은 날 그토록 염원했던 아름다운 날 하늘이 열린, 그날. #길일 #고산돌 그림 출처: 네이버 블로그 '동화나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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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마음이 사무치면 꽃이 피는지 | 고산돌
왜 마음이 사무치면 꽃이 피는지 | 고산돌
단돈 오천 원에 불효를 변명해 줄 꽃을 고르고 노랗게 핀 금계국 사이에서 우뚝한 영혼을 위로하는 돌을 지나 당堂에 오릅니다. 경건하게 코로나바이러스 소독제로 손을 씻고 큐얼 코드로 저 온 생색을 내며 당신께 향합니다. 집집마다 꽃이 피었습니다. 당신 이웃 김 아무개와 이 아무개 자식들 기복起福을 할 때 염치도 없는 놈은 합장을 따라 해봅니다. “어찌합니까, 뜻하지 않았던 삶을 살다 보니 이리되었습니다. 노심초사 자식 앓이 한 당신께 위로가 되지 못했지만 기억記憶은 제 몫으로 주시고 이제 평온平穩을 찾아 자유롭게 날아가시기를...” 잠시나마 꽃이 되어봅니다. 이웃집 자식들과 마주친 눈빛은 흔들리고 뻘쭘한 손 어쩌지 못하다가 물러납니다. 저마다 생색에 바쁜 문을 지나 당堂을 나선 걸음은 영혼을 위로하는 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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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눈물은 왜 짠가 | 함민복
[동영상] 눈물은 왜 짠가 | 함민복
더보기 함민복 산문집 「눈물은 왜 짠가」 중 출처: gosandol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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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 소리를 돌려드리다 | 류지남
쉬, 소리를 돌려드리다 | 류지남
치매의 돌부리에 옴팡 걸려 넘어진 당신은 반세기 넘도록 벽에 걸려 있는 사진 속 얼굴이 아니, 애를 둘씩이나 달고도 언감생심 열아홉 꽃 처녀에게 장가들었던 잘난 남편인지, 엥간히도 속 썩이던 셋째 아들인지, 영 헷갈린다 두어 시간마다 용변을 보시게 하느라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 일으키다 보면 팔남매를 키워 낸 젖무덤이 아직도 뭉클하다 변기에 앉히고 바지와 기저궈를 벗긴 뒤, 아주 오랜 옛날 내 귓바퀴를 간질여 주었을 쉬이- 쉬이-, 소리를 귀에 불어 넣는다 이윽고 빗방울 소리, 시냇물 흐를는 소리 멎고 휴지를 쥔 내 손이 신호등에 걸린 듯 멈칫, 한다 부엌에서 밥하는 아낼 부를까 어쩔까 망설이다가 먼 산 바랭이처럼 아득한 천장이나 바라보며 어림짐작으로 질끈 뒷갈망을 끝낸다 당신은 이미 오래 전에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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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 고산돌
스타벅스 | 고산돌
바다를 떠나 욕망이 하늘을 가린 마천루 숲 속 청계에 닻을 내린 고래잡이 꽃다울 이름도 없이 야박한 품삯에 일상을 저당한 채 뼈저린 한때를 살다 온 몸짓에 묻어온 현실들 차가운 물질 덩이에 붙어살면서도 뜨거울 수 있었던 목숨을 흐느적흐느적 토해내면 세이렌의 판타지로 망각의 향을 파는 스타벅스 하얀 고래를 낚는다 Illustration by Ben Garrison 더보기시인 고산돌 강원도 춘천 출생. (사)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자유실천위원, 계간『문학in』 편집위원 및 총괄본부장, 계간『문학과행동』 편집위원, 모두의『누리진』편집인을 역임했다.빈곤아동 후원을 위해 어린이재단 ‘혼자 먹는 밥상’ 후원계좌 개설과 나눔문학촌을 만들고 나눔 시선집 「사람이 향기로운 것은 사랑 때문이다」 「뜨거운 향기 바람에 덜어..
livre | 좋은 글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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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보-정정지 | 권순진
조각보-정정지 | 권순진
2019.11.02조각보 | 정정지 엄마는 밤늦도록 반짇고리에 모아두었던 형형색색의 헝겊조각을 꺼내 한 장의 조각보를 만들고 있다 이혼하고 사내애 둘 키우던 남자와 사별하고 남매를 기르던 여자가 둥지를 틀고 아빠와 엄마가 되었다 남자의 아이 여자의 아이 머잖아 태어날 그들의 아이 모양도 색깔도 다른 헝겊들 완성된 조각보 펴들고 환하게 웃을 날이 불면의 강 건너 깊은 골짜기에서 눈 뜨고 있다 시집 『방파제』 만인사, 2013. 조각보는 바느질하다가 남은 자투리 천으로 만든 보자기를 일컫는다. 한 조각씩 떨어져 있으면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것들을 모아 기우니 살림에 요긴하게 쓰일 뿐 아니라 그 조화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예술작품의 경지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서로 다른 것들이 모여 서로 보완하고 꾸며주어 완성된 조각보는 우리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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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 김수영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 김수영
2019.11.02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그 지긋지긋한 놈의 사진을 떼어서 조용히 개굴창에 넣고 썩어진 어제와 결별하자 그놈의 동상이 선 곳에는 민주주의의 첫 기둥을 세우고 쓰러진 성스러운 학생들의 웅장한 기념탑을 세우자 아아 어서어서 썩어빠진 어제와 결별하자 이제야말로 아무 두려움 없이 그놈의 사진을 태워도 좋다 협잡과 아부와 무수한 악독의 상징인 지긋지긋한 그놈의 미소하는 사진을 —– 대한민국의 방방곡곡에 안 붙은 곳이 없는 그놈의 점잖은 얼굴의 사진을 동회란 동회에서 시청이란 시청에서 회사란 회사에서 ××단체에서 ○○협회에서 하물며는 술집에서 음식점에서 양화점에서 무역상에서 가솔린 스탠드에서 책방에서 학교에서 전국의 국민학교란 국민학교에서 유치원에서 선량한 백성들이 하늘같이 모시고 아침저녁으로 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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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겨우울, 길고 긴……〉| 김정란
〈그해 겨우울, 길고 긴……〉| 김정란
2019.11.02발 밑이 썩고 있다 그 마을의 모든 말들은 진실을 전하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 늙어가는 얼굴을 억지로 잡아당기기 위해 주사기로 얼굴에 실을 집어넣거나 혀짜래기 발음으로 거짓말 밖에 할 줄 모르는 그 마을 여촌장이 썩고 있는 물에 자꾸 침을 뱉고 있다 늪이 창궐하고 있다 여기 저기에서 눈에 탐욕의 불을 밝힌 두꺼비들이 뛰어다닌다 철학은 이미 오래 전에 망가졌다 여촌장은 변기를 열심히 갈아대지만 정작 악취는 자신의 썩은 영혼에서 풍겨나오는 것을 모른다 그 해 겨울 내내 몇 달씩이나 사람들은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였다 그들은 힘들게 희망을 발명했다 그 마을에서 희망은 발견하는 게 아니었다 이미 오래 전에 두꺼비들이 다 잡아먹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희망을 발명해 내야만 했다 여촌장은 아직도 거짓말로 상황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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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소리의 힘 | 이석현
둥근 소리의 힘 | 이석현
2019.11.02백련사 저녁 종소리에 눈 앞이 환해졌어요 대웅전 앞 배롱나무 꽃송이들 입안 가득 종소리 머금었다 뱉어주니 수천의 동백 잎 좋아라 입맞춤 합니다 손사래 치는 초록향기 받아 먹고 구강포 바닷고기 몸을 불려 튀어 오르면 동심원을 그리며 미소를 뛰웁니다 둥근 소리로 구르면서 나도 깨우고 너도 깨우고 구르고 굴러 지구도 돌리고 꿈틀 거대한 힘으로 살아서 우주를 돌리는 백련사 저녁 종, 그 환한 소리 소리 소리 더보기 이석현 시인 충북 충주 출생. 국립 충주대학교 화공학과를 졸업했다. 포스코에 근무하며 2002년 『작가정신』 신인상으로 문단에 나와 포항문학 회원, 한국작가회의 경북지회 회원 『시산맥』, 『시하늘』 회원 등으로 활발히 활동했다. 현재 포스코인재창조원 자문교수로 인재를 양성하며 詩作 중이다. 출처: 이..
à toi | 뜨거운 향기 바람에 덜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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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 고산돌
스타벅스 | 고산돌
2021.06.25바다를 떠나 욕망이 하늘을 가린 마천루 숲 속 청계에 닻을 내린 고래잡이 꽃다울 이름도 없이 야박한 품삯에 일상을 저당한 채 뼈저린 한때를 살다 온 몸짓에 묻어온 현실들 차가운 물질 덩이에 붙어살면서도 뜨거울 수 있었던 목숨을 흐느적흐느적 토해내면 세이렌의 판타지로 망각의 향을 파는 스타벅스 하얀 고래를 낚는다 Illustration by Ben Garrison 더보기시인 고산돌 강원도 춘천 출생. (사)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자유실천위원, 계간『문학in』 편집위원 및 총괄본부장, 계간『문학과행동』 편집위원, 모두의『누리진』편집인을 역임했다.빈곤아동 후원을 위해 어린이재단 ‘혼자 먹는 밥상’ 후원계좌 개설과 나눔문학촌을 만들고 나눔 시선집 「사람이 향기로운 것은 사랑 때문이다」 「뜨거운 향기 바람에 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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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마음이 사무치면 꽃이 피는지 | 고산돌
왜 마음이 사무치면 꽃이 피는지 | 고산돌
2021.05.30단돈 오천 원에 불효를 변명해 줄 꽃을 고르고 노랗게 핀 금계국 사이에서 우뚝한 영혼을 위로하는 돌을 지나 당堂에 오릅니다. 경건하게 코로나바이러스 소독제로 손을 씻고 큐얼 코드로 저 온 생색을 내며 당신께 향합니다. 집집마다 꽃이 피었습니다. 당신 이웃 김 아무개와 이 아무개 자식들 기복起福을 할 때 염치도 없는 놈은 합장을 따라 해봅니다. “어찌합니까, 뜻하지 않았던 삶을 살다 보니 이리되었습니다. 노심초사 자식 앓이 한 당신께 위로가 되지 못했지만 기억記憶은 제 몫으로 주시고 이제 평온平穩을 찾아 자유롭게 날아가시기를...” 잠시나마 꽃이 되어봅니다. 이웃집 자식들과 마주친 눈빛은 흔들리고 뻘쭘한 손 어쩌지 못하다가 물러납니다. 저마다 생색에 바쁜 문을 지나 당堂을 나선 걸음은 영혼을 위로하는 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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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슬과 청야, 이면을 보는 힘 | 고산돌
지슬과 청야, 이면을 보는 힘 | 고산돌
2019.11.01'지슬에서 청야까지' 어감이 좋은 지슬을 앞세우니 청야까지 덩달아 맑게 갠 밤을 연상케 되는 부담스럽지 않은 제목이다. 영화를 잘아는 독자일지라도 '지슬에서 청야까지'라는 제목이 품고 있는 진실을 눈치채기는 싶지 않다. 인문학과 영화의 크로스오버를 시도한 『인문씨, 영화양을 만나다』를 읽은 독자라면 윤중목의 영화 이야기라 짐작은 하겠다. 그러나 이 책에서 윤중목의 진짜 역할은 역사의 이면'에서' 국가와 권력과 이념에 의해 용도 폐기되고 불태워지는 약한 이들에 대한 폭력'까지', 아니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시대의 희생과 아픔’들을 깊이 있는 인문학적 소양과 평론가로서의 균형감을 통해 바른 시야와 관점으로 담담히 우리에게 전해주는 것이다. 일반 독자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읽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부드럽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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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촌 191028 | 고산돌
퇴촌 191028 | 고산돌
2019.10.28뒷산 까마귀 난 자리 까치로 번잡하고, 이웃집 민수는 탐스러운 까치밥을 남기고 군대 간 제 주인 기다리는 대추나무로 마당에 서 있다. 아이들 떠나간 자리에 아내의 기침으로 들어선 마른 바람은 차갑고, 바람막이숲 되지 못한 자격지심 움츠리는 오늘이 서럽다. 하필 이런 날 눈에 든 천승세 선생의 꽃밭에 돌마저 되신 이……. 꽃밭6 | 천승세 저희들, 어린 꽃자식들이 뭐라 말씀드렸습니까? 그리 애글이며 피우시다간 먼저 돌아가십니다 어미 잃고 크는 자식 세상에 있답니까 이 어린 꽃 크고 자라, 이제 어머님 흉상 앞에 무릎 끊었습니다 폭우가 내려 우산 들고 어머님 젖는 가슴 우산 받쳐 말려드렸습니다 폭설이 내려 몽당 빗자루 들고 일개미처럼 눈만 쓸었습니다 꽁꽁 어는 어머님 가슴 녹여 드리려고요 이 못난 어린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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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 고산돌
희망 | 고산돌
2019.10.28그 흔한 약속도 없이 헤어졌지만 눈뜨면 어김없이 창가 어둠 여미고 서 있는 사르지 못한 것들의 불씨 가없이 뜨거운 그 바람을 오늘은 꼭 안아줘야지 더보기 고산돌 시인 강원도 춘천 출생. 빈곤아동 후원을 위해 나눔문학촌을 만들고 나눔시집 「사람이 향기로운 것은 사랑 때문이다」, 「뜨거운 향기 바람에 덜어내며」 등을 출간했다. (사)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계간 『문학in』 편집위원, 계간 『문학과행동』 편집위원을 지내고, 현재 모두의 웹진 누리진(http://www.nurizine. com)의 발행.편집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출처: 고산돌의 나눔 시선집 『사람이 향기로운 것은 사랑 때문이다』(이룸나무, 2012), 사진: Jamshed Ahmad 사람이 향기로운 것은 사랑 때문이다 명망 높은 시인들이 재능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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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한 소풍 하늘로 가자 | 고산돌
못다 한 소풍 하늘로 가자 | 고산돌
2019.10.28세월을 타고 표류하는 내 슬픈 사랑아 남겨진 설움 저무는 달빛마저 야속한데 바다는 저 홀로 어둠으로 떠돌다가 끝내 놓쳐버린 손들, 하얗게 흔들었다 부서지는 섬을 품고 운다 도리 없이 놓쳐버린 허망한 세상을 견뎌야 할 고통은 남겨진 이들의 몫 한恨일랑 모두 퍼렇게 바다에 풀어내고 이제 못다 한 소풍 하늘로 가자 그대 영롱한 혼불로 빛나는 한 나는 끝내 견디어 볼 참이다 다시는 가여운 손 놓치지 않게… 더보기 고산돌 시인 강원도 춘천 출생. 빈곤아동 후원을 위해 나눔문학촌을 만들고 나눔시집 「사람이 향기로운 것은 사랑 때문이다」, 「뜨거운 향기 바람에 덜어내며」 등을 출간했다. (사)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계간 『문학in』 편집위원, 계간 『문학과행동』 편집위원을 지내고, 현재 모두의 웹진 누리진(http:/..
viva | 靑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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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뚝딱, 한 그릇의 밥을 죽이다 | 이덕규
[동영상] 뚝딱, 한 그릇의 밥을 죽이다 | 이덕규
2020.01.19이덕규 시 '뚝딱, 한 그릇의 밥을 죽이다' 먼 들판에서 일에 몰두하다 보면 문득 허기가 밀려와 팔다리를 마구 흔들어댈 때가 있다 사람을 삼시 세끼 밥상 앞에 무릎 꿇려야 직성이 풀리는 밥의 오래된 폭력이다 때를 거르면 나를 잡아먹겠다는 듯이 사지를 흔들어대는 허기진 밥의 주식(主食)은 그러니까 오래전부터 사람이다 결국 사람은 모두 밥에게 먹힌다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빈 밥통의 떨림 그러나, 우물처럼 깊고 어두운 밥통의 고요한 중심에 내려가 맑은 공명을 즐기듯 먹먹하게 담배를 피워 물고 논두렁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어느 순간 감쪽같이 배고픔이 사라지고 어떤 기운이 나를 다시 천천히 일으켜 세우는 것인데, 그 힘은 내 마음 어딘가에 마지막으로 밥을 제압하기 위해 비축해둔 또 다른 밥의 농밀한 엑기스인 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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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눈물은 왜 짠가 | 함민복
[동영상] 눈물은 왜 짠가 | 함민복
2020.01.19더보기 함민복 산문집 「눈물은 왜 짠가」 중 출처: gosandol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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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탄타오와 문정현 | 이지상 노래
[동영상] 탄타오와 문정현 | 이지상 노래
2019.11.01음류시인 이지상이 쓰고 불렀다 출처: Jisang Lee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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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베트남에서 온 편지 | 이지상 노래
[동영상] 베트남에서 온 편지 | 이지상 노래
2019.11.01톤 룽히엔 詩에 이지상이 곡을 붙여 불렀다 출처: Jisang Lee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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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 이지상 곡, 정호승 시
[동영상]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 이지상 곡, 정호승 시
2019.11.01정호승 시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를 이지상이 불렀다 출처: Jisang Lee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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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살아남은 자의 슬픔 | 민병일 시, 이지상 곡
[동영상] 살아남은 자의 슬픔 | 민병일 시, 이지상 곡
2019.11.01민병일 시인의 시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 이지상 가수가 곡을 붙였다 출처: Jisang Lee YouTube
étoile | 베시두즈의 장미에게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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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일
길일
2022.12.25"길일"을 물어 왔을 때 아비의 피곤은 잠들고 있었다 TV 속 "손 없는 날"을 찾은 남의 자식 이야기를 보다. 좋은 날 아이를 보고팠을 내 자식의 소박한 마음 찡하게 차 올라, 창가를 서성이다 깨닫는 송구영신, 완전한 신의 수. 새끼를 품고 뿌리를 찾아 나선 북향 그곳에서, 가슴을 맞대 서로의 진동을 느끼며 다시 하나로 안식을 찾은 날 그토록 염원했던 아름다운 날 하늘이 열린, 그날. #길일 #고산돌 그림 출처: 네이버 블로그 '동화나라 이야기'